그러나 갈등하는 부부들은 같은 공간에 있을 뿐
남남처럼 살아간다. 감정의 교감이 없다.
집이라는 한 공간에 머무르고 있을 뿐이다.
눈을 맞추거나 마음으로 만남도 없다.
피부로 만나는 것도 없다.
마치 '결혼한 독신' 처럼 남남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장수시대에는 부부관계가 좋은
사람들일수록 인생의 전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와 있다.
노후의 행복은 부부관계에 달려있는 것이다.
나이 들어서는 자녀의 부양보다는 배우자의 유무가
더 중요하다. 질병이나 치매위험도 줄어든다.
배우자가 있는 것이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자식들한테 배반을 많이 당하면 당할수록 그제서야
부부가 손을 잡고 “당신밖에 없어”라고 한다.
부부란 평생 낭만의 열차 위만 달려가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면서 때로는 싸우고 꼬이기도 하는 것이다.
엉켰다가 풀리고 애증의 경계선을 넘나들으며
살아가는 게 부부다. 갈등은 모든 사람들에게 일반적인
것이다. 심하게 다투거나 싸웠다가도 언제 싸웠냐는
듯이 풀린다. 그래서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한다.
만일 부부 싸움하는 식으로 이웃아주머니와 두 번만
싸워도 그 이웃과는 원수가 될 것이다.
나는 이웃 여인과 한 번도 싸운 일이 없다.
그런데 그 이웃 여인과 정이 들은 일이 없다.
싸우면서 정드는 게 부부다.
어느 정도 갈등하던 부부들도 희수(77세)를 지나
미수(88세)가 되면 미움이나 갈등은 사라진다고 한다.
그동안 철들 때까지 참고 살아 준 것이 고마운 것이다.
잘못했던 것 고생시킨 것도 미안한 것이다.
서로 푹 꺼진 눈이며 주름진 얼굴을 바라보면 측은한
마음이 앞선다. 이제는 고마운 정 불쌍히 여기는
긍휼지심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래 연민의 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게 나이들은 부부들이다.
심각한 것이 아닌 소소한 것으로 갈등하는 부부들이여!
악착같이 88세까지 살아보아라.
그러면 모든 갈등이나 문제가 사라질 것이다.
상처도 갈등도 다 잊어버리고 이제는 부부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생 후반전을 살고 있는
마님들이여, 귀있는 분은 잘 듣어시라 나이 들어서는
무엇보다도 영감있는 할멈이 최고라는 사실을…
-두상달 가정문화원 이사장의글-